'북유럽 거장' 극작가 욘 포세, 노벨문학상 품었다

입력 2023-10-05 21:20   수정 2023-10-06 01:47

스웨덴 한림원은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노르웨이 극작가·소설가이자 시인인 욘 포세(64)를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림원은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말로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포세는 현지 출판사 삼라게트를 통해 “벅차고, 다소 무섭기도 하다”며 “이 상은 다른 고려 없이, 다른 무엇보다도 문학이기를 목표로 하는 문학에 주는 상이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9년 노르웨이 헤우게순에서 태어난 포세는 북유럽권에서 널리 알려진 거장이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영국 유명 온라인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의 노벨문학상 배당률 순위에서 중국 작가 찬쉐(70)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그의 희곡은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올랐다.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로,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림원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극작가 중 한 명이지만, 산문으로도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세는 희곡, 소설, 시, 에세이, 아동 도서, 번역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포세는 사회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변화를 위해 투쟁하는 작가는 아니다. 주로 가족과 세대 간 관계를 통해 볼 수 있는 인생, 사랑, 죽음 같은 삶의 보편적인 모습을 다룬다. 세대 간 관계에 대해, 말로는 종합적으로 고찰하기 어려운 것들 즉 죄와 실망의 원천 문제를 탐구한다. 그의 작품에는 평범해 보이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삶의 그림이 단순한 구조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은 아버지, 어머니, 아이, 남자(남편), 여자(아내), 소년, 소녀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이름이 없다. 고유한 성격도 부여되지 않는다. 그냥 단순한 일반적인 사람들일 뿐이다. 그의 작품은 이런 평범함과 보편성을 통해 우리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국내에도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 등 여러 권이 번역돼 있다. 민음사는 이달 말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멜랑콜리아 I-II> 합본판을 출간한다. 이 소설은 노르웨이 문학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순뫼레문학상과 노르웨이어를 빛낸 가치 있는 작품에 수여하는 멜솜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부커 국제상 후보, 미국도서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국제 출판계의 주목을 받았다.

포세에게는 상금 11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주어진다. 1901년 노벨상 제정과 함께 수여되기 시작한 노벨문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에 위대한 공헌을 하거나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임근호/구은서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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